성불과 전법의 길 > 회주스님 법문

신원사

Jogye Order of Korean Buddhism


회주스님 법문

성불과 전법의 길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03.22 조회166회 댓글0건

본문

                              성불(成佛)과 전법(轉法)의 길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 사라 나무 아래에 누우셨을 때 일이다

나이가 120살이나 된 수밧다(Subhadda)란 외도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 부처님께 찾아와 뵙고자 청했다

그러자 시자인 아난다는 부처님께서 매우 지쳐있어 번거롭게 하지 말라며 한사코 거절했다.

 

편찮으신 부처님께서 처소 밖에서 옥신각신하는 소리를 듣고 

기꺼이 수밧다의 간청을 수락하시고 

진정한 수행자의 기준은 

팔정도(八正道)의 구체적인 길을 떠나서는 

공허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고 소상히 깨우쳐 주셨다.

 

누구의 가르침이라 할지라도 여덟 가지 바른 수행의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어떤 부류의 수행자도 번뇌를 벗어날 수 없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제 제자들 곁을 떠나면 다시 만나 뵙기 어려우니

지금이라도 의심나는 게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물어보라고 세 번이나 독려했다

그러나 제자들은 부처님이 힘들어하시는 모습 때문에 묵연히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마지막 유훈을 남기셨다.

 

세상의 조건 지어진 현상은 무상(無常)한 이치이니, 항상 깨어있어 정진하라.”

 

한 해를 보내고 다시 새해를 맞이하는 언덕에 서서 뒤돌아보니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은 없고 세월만 꿈같이 흘러간 것 같아 마음이 허전하기만 하다

살집을 다 먹히고 물 위로 둥둥 떠가는 고둥처럼 

산승의 인생도 그와 같이 허망할 뿐이다

이런 망념도 공연한 욕심 때문은 아닐까?

 

돌이켜보면 하루하루 열심히 부대끼면서 살아왔지 않는가

나뭇가지에 악착같이 달려있던 마지막 잎들도 

겨우내 세찬 바람에 부질없이 떨어져 뒹구는 모습이 

어쩌면 나무의 마지막 진실한 참모습이 아닐까

산사의 도량을 거니는 노승의 옷깃에서 풍기는 오랜 수행자의 향기는 아닐는지

나무가 무착(無着)의 가르침을 몸소 보여주는 것 같다.

 

이제 주지의 소임을 내려놓으면서 돌아보면 모든 게 감사할 뿐이다

도량의 호법(護法) 신장님께도 감사하고 

많은 신도님께도 감사하고 

묵묵히 각자의 자리에서 제 소임을 다 해 준 온 신원사 대중 스님과 

재가자 종무원들에게도 감사할 따름이다.

 

바야흐로 차기 주지 스님을 중심으로 

지금처럼 화합하여 열심히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갑진년에는 모두에게 바라는 대로 행복과 기쁨이 넘치는 해가 되길 기원한다.

 

이제 산승의 여생(餘生)은 수행자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서 

위로는 부처님을 섬기며 아래로는 부처님의 정법(正法)을 전도하면서 

더욱 열심히 정진하면서 살아갈 것을 부처님 전에 서원(誓願)해 본다.

 

감사합니다! 다 함께 성불(成佛)합시다! 전법(轉法)합시다!

 

 

 

 


계룡산 신원사주소. 충남 공주시 계룡면 신원사동길 1 (우)32619 전화. 041-852-4230

COPYRIGHT © 계룡산 신원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