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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지 성관스님 작성일2026.04.18 조회294회 댓글0건

본문

종은 스스로 울지 않습니다.
추도 혼자서는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합니다.
다만 잠시 만나고, 부딪히는 그 인연 속에서
소리가 일어났다 사라질 뿐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어떤 사건 하나가
곧바로 괴로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내 마음과 만나면서
비로소 하나의 느낌이 되어 일어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소리를
마치 원래부터 있었던 것처럼 붙잡습니다.
이미 지나간 울림을 놓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오래도록 머뭅니다.

화도 그렇고, 슬픔도 그렇습니다.
그 순간 잠시 일어났다가
인연이 다하면 사라지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나’라고 여기고
놓지 못해 더 괴로워합니다.

가만히 보면
붙잡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만 왔다가 가는 인연들뿐입니다.

그러니 수행은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고,
사라지는 것을 그대로 보내주는 일입니다.

소리는 이미 사라졌는데
귀에 붙잡고 있지 않을 때,

그때 마음은
조용히,
그리고 깊이
자유로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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