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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지 성관스님 작성일2026.03.14 조회286회 댓글0건본문
“기도를 그렇게 오래 했는데도 왜 나는 여전히 화가 날까?”
절에 다니고, 염불을 하고, 경을 읽어도
어느 날 문득 마음속에서 불쑥 올라오는 화를 보면
스스로가 부끄러워질 때가 있습니다.
“수행을 하는데도 왜 이럴까.”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화가 나는 것은 수행이 부족해서만은 아닙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원래 그렇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떤 일을 겪으면
곧바로 마음이 반응합니다.
누군가 말을 조금 거칠게 하면
가슴이 먼저 뜨거워지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
생각보다 먼저 분노가 올라옵니다.
그것은 우리가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그렇게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행은
화를 억지로 눌러 없애는 일이 아닙니다.
화를 참는 것이 수행도 아닙니다.
진짜 수행은
화가 올라오는 그 순간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아, 지금 내 마음에 화가 올라오고 있구나.”
이렇게 한 발짝 물러서서
자기 마음을 바라볼 수 있을 때
그때 비로소 화는 힘을 잃기 시작합니다.
기도를 오래 한 사람에게도 화는 납니다.
수행자에게도 화는 납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화가 올라오는 순간
그것을 알아차리는 시간이 조금 더 빨라질 뿐입니다.
처음에는 하루가 지나서 알게 되고,
조금 지나면 몇 시간이 지나서 알아차리고,
더 수행이 깊어지면
화가 막 올라오는 순간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때 사람의 마음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마음이 조금 부드러워지고,
분노가 오래 머물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수행은
화를 없애는 길이 아니라
화를 알아차리는 길입니다.
기도도, 염불도, 절도
모두 그 한 가지를 배우기 위한 연습입니다.
어느 날 문득
화가 올라왔다가도 금방 사라지는 것을 보면
그때 우리는 조용히 깨닫게 됩니다.
아, 수행이란
마음을 완벽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알아차리는 일이었구나 하고 말입니다.
내마음 관세음
날마다 좋은날
성난 마음이 문득 일어남은
마치 거센 바람과 같으나
한 생각 비추어 보면
그 바람 스스로 허공이 된다.
화를 없애려 애쓰면
도리어 화는 더 타오르니
다만 그 일어남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바로 수행이다.
종소리가 지나간 산이
다시 고요해지듯
화를 알아차리는 순간
분노는 따뜻한 바람으로 바뀐다.
부처는 서천에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생각 돌이켜 보는 그 자리가
곧 참된 도의 근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