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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지 성관스님 작성일2026.03.04 조회297회 댓글0건

본문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 7
- 여러분, 지금 평안하십니까?

우리는 늘 더 가지려 애쓰며 삽니다.
조금이라도 남보다 앞서고 싶고, 조금이라도 더 편해지고 싶고,
조금이라도 더 인정받고 싶습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자꾸만 거꾸로 말씀하십니다.
“버려라.”
“놓아라.”
“마음을 쉬어라.”

아직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해결해야 할 문제는 줄지어 서 있는데,
어찌 마음을 놓으라 하시는가 싶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돌아보면,
우리가 그렇게 쫓아가던 것들은
이미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그림자 같은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일상이 지루하다고 말합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같은 사람을 만나고,
같은 밥을 먹고,
같은 길을 걷는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어느 날,
그 평범한 균형이 깨지는 순간이 오면
비로소 알게 됩니다.

가족 중 누군가 갑자기 아프기라도 하면
집안의 시간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모든 일정은 멈추고,
모든 대화는 그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마음은 늘 조급해집니다.

그때 우리는 깨닫습니다.
아무 일 없던 어제 하루가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를.

텔레비전에서 두 손 없이 태어나
두 발로 밥을 먹고, 글을 쓰고,
밭을 매는 한 여인의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모습이 대단하다기보다,
그 순간 제 마음에 먼저 떠오른 것은
‘나는 지금 두 손이 있구나’ 하는 사실이었습니다.

또 한 남자는 갑작스러운 실명으로
눈을 잃었지만,
아이의 얼굴을 단 5분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가 눈물로 바랐던 그 평범한 일을
매일 누리고 있습니다.

어디선가는
한 모금의 물을 얻기 위해
몇 킬로미터를 걸어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고,
한 끼의 음식을 얻지 못해
뼈만 남은 몸으로 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냥 물”이라고 말하는 것,
“그냥 밥”이라고 말하는 것,
“그냥 하루”라고 말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건 기도입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혹시 나는
누군가가 간절히 원하던
그 기적 한가운데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적은
하늘에서 번쩍이는 빛이 아닙니다.
대단한 사건도 아닙니다.

지금 숨을 쉬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는 이 사실이
이미 기적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행복하지 못할까요.

부처님께서는 『화엄경』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頓捨貪嗔癡 處處安樂國
(돈사탐진치 처처안락국)

“탐진치를 단번에 놓아버리면
그 자리마다 안락한 나라가 펼쳐진다.”

세상이 변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이
조금만 걷히면
이미 여기서 안락국이 열린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더 가져야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덜 집착할수록 더 많이 보입니다.

〈금강경〉에서도
머무름 없이 살아가라 하셨습니다.
붙들지 말고,
쥐고 있지 말고,
지나가는 것은 지나가게 두라고 하셨습니다.

손을 꽉 쥐고 있으면
이미 쥐고 있는 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손을 펴면
바람도 느껴지고,
온기도 느껴집니다.

행복은
더 쌓아 올린 뒤에 오는 보상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것을 알아보는 눈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하루
아무 일 없었다는 사실,
밥을 먹고,
걸어 다니고,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사실.

그것을 기적이라 부를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행복한 사람입니다.

부처님께서 “놓아라” 하신 것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갖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이미 가진 것을 보지 못하게 하는
그 두터운 업의 안개를 걷으라는 뜻이었습니다.

조금만 내려놓으면
조금만 쉬어보면
조금만 비교를 멈추면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가
그토록 찾던 안락국임을
문득 알게 될 것입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숨결 안에,
이 평범한 하루 안에,
조용히 놓여 있습니다.

내마음 관세음
날마다 복된날

병오년 정초 백일기도입재와
정월보름 중악단 산신철야기도
간절하게 기도 발원하였습니다.
이차인연 공덕으로 날마다 복된날되시길 축원드립니다.band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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