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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지 성관스님 작성일2026.06.26 조회3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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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제(道聖諦) - 5-2

간절함, 염궁문(念弓門)

수덕사의 천장사는 근대 선불교 중흥조이신 ​경허 스님께서 송곳을 턱밑에 두고 용맹정진하셨던 암자입니다. 천장사 전각의 현판에 직접 쓰신 ‘염궁문(念弓門)’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생각할 염(念), 활 궁(弓), 문 문(門).’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활을 생각하는 문’이지만, 그 속뜻은 ‘한 생각을 활시위처럼 곧고 강하게 당겨 투과하는 수행의 문’이라는 의미입니다. 만공 스님께서는 이 염궁문의 도리를 한 일화를 들어 간절하게 풀어주셨습니다.

​옛날, 어느 장수가 어스름한 저녁길에 바위 위에 웅크리고 있는 호랑이를 보았습니다. 당장 목숨이 달린 절체절명의 순간, 장수는 오직 살아야겠다는 간절한 일념(一念)으로 온 정신을 집중해 활시위를 당겼습니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놀랍게도 그 단단한 바위를 깊숙이 뚫고 박혔습니다.

​그런데 날이 밝아 다시 보니, 그것은 호랑이가 아니라 거대한 바위였습니다. ‘설마 바위에 화살이 박혔을까?’ 하는 의심이 싹튼 순간, 장수가 다시 쏜 화살은 ‘쨍’하는 소리와 함께 튕겨 나가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첫 번째 화살이 바위를 뚫을 수 있었던 것은 장수의 힘이 좋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오직 의심 없는 일념, 그 간절함의 무게가 바위를 뚫어낸 것입니다. 경허 스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염궁문의 경지가 바로 이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생사(生死)를 뛰어넘는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의 공부를 하면서도 늘 마음을 반쯤만 내어놓곤 합니다. 기도를 하면서도 ‘정말 이루어질까’ 걱정하고, 염불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의심하며, 수행을 하면서도 잇속을 계산합니다.
​간절함이 없으니, 우리의 화살은 바위에 닿기도 전에 허공에서 힘없이 떨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떠오르는 태양이 어찌 높은 산만 비추겠습니까. 결국에는 온 대지를 골고루 비춥니다. 관세음보살님의 가피 또한 세상 모든 이들에게 이처럼 평등합니다.
​그러나 가장 높은 산봉우리가 새벽 햇살을 가장 먼저 맞이하듯, 가장 간절한 마음을 가진 이가 부처님의 가피를 가장 먼저 받아안는 법입니다. 부처님께서 누구를 더 예뻐하고 덜 예뻐하셔서가 아닙니다. 오직 간절한 마음만이 자비를 온전히 담아낼 ‘준비된 그릇’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부터 선지식들께서는 이런 말씀을 전해오셨습니다.
​“떠오르는 태양이 어딘들 비추지 않겠습니까마는 높은 산봉우리부터 먼저 비추고,
관세음보살님이 누군들 도와주지 않으시겠습니까마는 오직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 자비의 손길을 먼저 내어주신다.”

​오늘 우리가 올리는 이 기도도, 지금 입으로 읊조리는 이 염불도, 경허 스님의 ‘염궁문’처럼 한 생각을 활처럼 곧게 세워 간절한 일념으로 올리시기 바랍니다.
​의심 없이 던진 그 한 생각이 단단한 바위를 뚫는 화살이 되고, 우리의 두터운 업장을 녹이는 지혜가 되며, 마침내 부처님의 가피와 하나가 되는 고귀한 인연이 될 것입니다.

내마음 관세음
날마다 좋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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