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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지 성관스님 작성일2026.06.01 조회284회 댓글0건

본문

도성제(道聖諦) - 1

기도 성취를 잘하는 비결

몇 년 전, 통도사 극락암에서 참선 수행을 하던 때의 일입니다.

점심 공양을 마치고 과일과 떡으로 차담까지 나눈 뒤, 늘 하던 대로 산길을 따라 포행을 나섰습니다.

가을 산은 도토리가 풍년이었습니다.

임도를 따라 걷는 길 곳곳에는 마을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도토리를 줍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걷다가 산비탈 아래를 보니 몇몇 보살님들이 옹기종기 모여 도토리를 주우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중 한 분이 저를 보고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스님은 참 좋겠습니다. 산에서 운동도 하시고... 우리는 일당 벌려고 도토리 줍고 있는데요."

그 말씀을 들으며 산을 내려오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그 보살님이 한 생각만 바꾸어 본다면 어떨까?

"친구들과 함께 가을 산에 올라왔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산새 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걸었다. 그러다 보니 도토리가 지천에 널려 있었다.

재미 삼아 주워 담았더니 한 자루가 가득 찼고, 마을에 내려가 팔았더니 용돈까지 생겼다."

생각해 보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가을 산에 올라온 것도 사실이고, 도토리를 줍는 것도 사실입니다.
맑은 하늘도 사실이고, 시원한 바람도 사실입니다.
산새 소리도 사실이고, 도토리를 팔아 돈을 번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쪽은 괴롭고, 한쪽은 행복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요?

사실은 하나인데 마음의 해석이 달라진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괴로움이 현실에서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가난해서 괴롭고, 몸이 아파서 괴롭고, 일이 많아서 괴롭고, 사람 때문에 괴롭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실의 어려움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실에 붙여 놓은 생각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왜 나만 힘들까."
"나는 왜 이 모양일까."
"저 사람은 편한데 나는 왜 이럴까."
"내 팔자가 원래 이런가 보다."

괴로움은 종종 현실보다 그 현실을 해석하는 생각에서 더욱 커집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분별망상이라고 합니다.

꽃 한 송이를 보아도 누군가는 아름답다고 하고, 누군가는 별 감흥이 없다고 하며,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코를 막고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꽃은 그대로인데 보는 사람의 마음이 서로 다른 세상을 만들어 냅니다.

도토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도토리는 그냥 도토리일 뿐입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그것을 고단한 생계로 보고, 누군가는 가을이 준 선물로 봅니다.

세상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괴로움의 원인을 세상에서 찾지 않으셨습니다.
괴로움의 뿌리는 사실 자체보다 그 사실을 붙잡고 분별하는 마음에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도성제(道聖諦)는 세상을 내 뜻대로 바꾸는 길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내 마음을 바르게 세우는 길입니다.

같은 상황 속에서도 감사를 발견하는 사람은 행복을 만나고, 불평만 바라보는 사람은 괴로움을 만납니다.

같은 인생을 살면서도 누군가는 복 속에 살고, 누군가는 부족함 속에 삽니다.
그 차이는 환경보다 마음에 있습니다.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면서도

"왜 아직도 안 이루어질까."
"왜 나는 복이 없을까."
"왜 내 삶은 이렇게 힘들까."
하며 없는 것만 바라봅니다.

그러나 기도는 없는 것을 채워 달라고 조르는 일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은혜와 복을 발견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감사할 줄 아는 마음에는 감사할 일이 더욱 보이고, 복을 알아보는 마음에는 복이 더욱 모여듭니다.

《화엄경》에서는 말씀합니다.
若人欲了知 三世一切佛
약인욕요지 삼세일체불
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
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

"만약 삼세의 모든 부처님을 알고자 한다면 마땅히 법계의 성품을 관하라.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은 것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세상을 마음대로 상상하면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세상보다 먼저 세상을 바라보는 내 마음을 보라는 뜻입니다.

기도가 먼저 바꾸어야 할 것은 세상이 아닙니다. 바로 내 마음입니다.

도토리를 줍는 현실이 괴로운 것이 아니라 그 현실을 바라보는 마음이 괴로운 것일 수 있습니다. 상황은 그대로인데 마음이 바뀌면 세상이 달라 보입니다.

그래서 수행이란 사실 위에 덧칠된 수많은 생각과 해석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를 보는 연습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불평은 감사로 바뀌고, 괴로움은 공부가 되며, 평범한 하루는 기도가 됩니다.

기도 성취의 첫걸음도 여기에 있습니다.

내마음 관세음
날마다 좋은날

도량내에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 끝마무리를 말끔히 하였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봉사해주신 여러신도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와 더불어 업장소멸과 복덕이 구족하시길 축원드렸습니다.


어제 저녁 산신철야 모습입니다.
간절하게 계룡산
산왕대신 산왕대신 산왕대신...

오늘은 산신재일 많은 동참바랍니다.band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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