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밴드글 (2026-08-30) > 네이버밴드

네이버 밴드글 (2026-08-30) > 네이버밴드

Jogye Order of Korean Buddhism


네이버 밴드글 (2026-08-30) > 네이버밴드
HOME네이버 밴드글 (2026-08-30) > 네이버밴드

네이버 밴드글 (2026-08-30)


페이지 정보

작성자 주지 성관스님 작성일2026.08.30 조회2회 댓글0건

본문

산신재일 중악단 법문
-모두가 태양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살다 보면 문득 내 삶만 초라하게 멈춰 선 것 같은 날이 있습니다.
남들은 저만치 앞서 번듯한 자리를 잡고 잘살고 있는데 나는 늘 같은 자리에서 비슷한 걱정으로 하루 하루를 채우는 듯해 마음이 시리곤 합니다.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이루었을까.’
‘내 인생도 헛되지 않았던 걸까.’

하지만 삶은 눈부시게 크고 화려해야만 가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두운 골목 어귀에 홀로 서 있는 작은 가로등을 떠올려 봅니다.

태양에 비하면 참으로 희미한 빛입니다.
세상을 다 비추지도 못하고, 고작 발치 몇 걸음을 겨우 밝힐 뿐입니다.
그러나 늦은 밤, 지친 몸을 이끌고 홀로 그 골목을 걷는 사람에게는 온 세상을 채우는 태양보다 그 작은 불빛 하나가 더 큰 안도가 됩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세상을 뒤흔들 대단한 일을 이루지 않았어도 괜찮습니다.

가족을 위해 매일 아침 따뜻한 밥을 짓고,
자식 걱정에 뒤척이며 밤잠을 설치고,
팍팍한 형편 속에서도 묵묵히 제 몫의 일을 해내며,
편찮으신 부모님 곁을 지켜온 그 모든 세월도
외진 골목길 가로등 불빛처럼 귀하고 고맙습니다.

외로운 이에게 건넨 따뜻한 안부 전화 한 통,
신원사 도량의 법당에 처음 찾아와 낯설어하는 이에게 말없이 내어준 방석 하나,
지친 며느리에게 잔소리 대신 건넨 “고생많다”라는 다정한 한마디.
그 사소하고 따스한 마음들은 누군가의 어두운 마음에 오래도록 꺼지지 않는 빛이 되어 머뭅니다.

우리는 자꾸 저 멀리 남의 커다란 빛을 바라보느라, 내 빛을 잊고 살아갑니다.
세상에는 태양처럼 온 들판을 비추는 삶도 있지만, 가로등처럼 작은 골목을 지키는 삶도 있습니다.
꽃은 향기로 제 몫을 다하고, 나무는 그늘로 제 몫을 다하듯 말입니다.
그러니 남들의 화려함과 견주며 자신의 세월의 빛을 초라하게 여기지 마세요.

힘겨워하는 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었다면 잘 사신 것입니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에도 모진 말을 꾹 삼켜냈다면, 그것만으로도 장하십니다.
몸과 마음이 고단한데도 오늘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냈다면, 당신의 오늘은 이미 충분히 거룩합니다.

삶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요란한 박수를 받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스쳐 간 사람들에게 어떤 온기로 남았느냐로 기억되는 법입니다.

훗날 지나온 날들을 가만히 돌아보았을 때, 이런 마음 하나 남는다면 좋겠습니다.

“나는 세상을 다 비추는 눈부신 태양은 아니었지만,
누군가 외롭고 힘들었던 날 곁을 지켜주었고,
누군가 길을 잃고 헤매던 어둔 밤에는
작은 길잡이 불빛 하나가 되어주었구나.”
그것이면 되었습니다.

모두가 태양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남보다 더 눈부시게 빛나려고 나를 몰아세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만, 내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다정하고 은은하게 켜져 있으면 됩니다.

때로는 바람에 흔들리고, 때로는 스스로의 빛이 너무 초라해 보여도 괜찮습니다.
내가 무심코 비춘 그 작은 빛이, 누군가에게는 캄캄한 어둠속 두려움과 외로움 근심걱정의 터널에 작은 용기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낸 당신,
당신이 걸어온 모든 날은 이미 온기 가득히 빛나고 있습니다.

내마음 관세음
날마다 좋은날
band images


계룡산 신원사주소. 충남 공주시 계룡면 신원사동길 1 (우)32619 전화. 041-852-4230

COPYRIGHT © 계룡산 신원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