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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지 성관스님 작성일2026.07.29 조회1회 댓글0건

본문

​《마음을 묻다》 ⑪
​부처님께 묻고, 삶으로 답하다

​기도는 부처님을 움직이는 것일까요, 내 마음을 움직이는 것일까요?

​절에 오셔서 기도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으로 간절합니다.
​자식을 위해 숙이는 절,
가족의 건강을 위해 모으는 두 손,
막힌 일이 풀어지기를 바라는 염원.
​그 간절함을 바라보다 문득 생각에 잠깁니다.
​기도는 과연 부처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일까요,
아니면 기도하는 내 마음을 움직이는 일일까요?

​참으로 묘한 일입니다.
​처음 산문을 들어설 때는 마음이 한없이 복잡합니다.
걱정과 원망, 그리고 알 수 없는 두려움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 기도를 이어가다 보면
눈앞의 문제가 다 해결된 것도 아닌데 마음이 조금씩 고요해집니다.
​바깥의 상황은 그대로인데,
그 상황을 담아내는 내 마음이 달라진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현대 뇌과학은 같은 생각과 마음을 반복할 때 뇌의 신경망이 바뀐다고 말합니다.
불안을 반복하면 불안의 길을 넓히고,
감사와 평안을 반복하면 그 길을 단단하게 다지게 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오래전에 이 이치를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기도는 부처님을 설득하거나 떼를 쓰는 일이 아니라,
산산이 흩어진 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거룩한 작업입니다.

​그러므로 기도의 진정한 힘은
수많은 말을 쏟아내는 데 있지 않고,
오직 ‘한마음’을 놓치지 않는 데 있습니다.

​《화엄경》에서는
“마음이 그림 그려내듯 세상을 만들고, 마침내 부처를 만든다(心如工畫師 能畫諸世間)”고 했습니다.

​기도를 쉼 없이 이어갈 때
세상이 먼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내 안의 시선이 먼저 변합니다.
​예전에는 원망이 가득했던 자리에 감사가 돋아나고,
두려움이 매워지던 자리에 조용히 희망이 차오릅니다.
​그제야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기도는 기복(祈福)으로 하늘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의 불성을 밝히는 가장 간절한 수행이었다는 것을.

​간절한 기도는
부처님을 바꾸는 힘이 아니라,
나 자신을 송두리째 바꾸는 힘입니다.
​마음이 바뀌면 언어가 바뀌고,
언어가 바뀌면 삶의 태도가 바뀌며,
그 태도가 마침내 내 운명을 바꿉니다.

​그러므로 기도가 가져다주는 가장 큰 기적은
바라는 소원이 당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도하는 나 자신이 마침내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 오늘, 내 마음에게 묻습니다.
​“나는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내 안의 더 맑은 나를 만나기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까?”

​기도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설 때,
비록 세상은 어제와 다름없을지라도
내 마음이 한결 밝아지고 넉넉해졌다면
그 기도는 이미 부처님께 가장 완벽하게 응답받은 것입니다.
​오늘도 부처님께 묻고, 내 삶의 자리에서 답을 찾아가는
평안하고 눈부신 하루가 되시기를 마음 모아 원력 올립니다.

내마음 관세음
날마다 좋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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