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4월 산신재일 기도법회

더 이상 속지마라

불두화
-박소언님 시집
(당신에게 불을 지펴야겠다)에서

뿌리 하나가 두 나무를 공양하며
하얀 경전을 펼치고 섰다
다 채우지 못하는 초파일의 생애지만 잉태한 씨앗까지 속죄하며
중악단, 허공을 하양게 피워 올린다 연초록에서 흰꽃으로 누런빛까지 고스란히 비워내는 신원사 불두화
원죄 앞에 합장하던 명성황후가
풍경 소리 매달고 참선하는 달안개가 이승 지나가는 문지기 되어
백팔 개의 꽃잎으로 자욱하게 고인다
서서히 희미해져 가는저 등
허연 비늘 웃을 벗으며
하냥, 묵언수행 중이다